아기가 소아과 의원이나 야간에 응급실을 방문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발열일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열 자체보다는 발열에 동반되는 다른 증상들이 아기에게 해를 입히는 경우가 있어요. 즉 아기가 경기를 하거나 심한 구토나 설사를 하거나 몹시 처져 있거나 피부에 반점이 나타나는 등의 증상이 더 중요해요. 비록 39도 이상의 고열이 있어도 아기가 잘 먹고 잘 지낸다면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발열의 측정
대개 37.5도 이상 체온이 상승하는 경우를 발열이라 하며 직장으로 체온을 재어 38도 이상이면 열이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손으로 만져서 열이 있고 없음을 판단하는 것 보다는 체온계를 준비하여 정확하게 측정해 보아야 해요. 요즘에는 디지털 체온계나 고막체온 측정계 등이 있어 누구나 쉽게 가정에서 아기의 체온을 잴 수 있어요. 겨드랑이의 체온을 측정할 때는 5분 정도 끼워놓은 후 체온을 측정합니다.
발열의 원인
열은 대식세포가 몸 안에 침투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또는 다른 이물질을 공격할 때 생깁니다. 이때 대식세포는 여러가지 생화학적 물질을 분비하게 되고 이들이 체온조절 중추에 작용하게 됩니다. 즉 열이 난다는 것은 우리 몸이 나쁜 세균이나 이물질에 대해 방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기들은 백신접종을 받은 후나 감기나 인플루엔자, 중이염,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 요도염 등에 동반하여 열이 납니다.
발열에 대한 치료
발열이 나더라도 아기가 특별히 불편해 하지 않으면 치료를 하지 않아요. 가정에서 열을 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무작정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해열제를 쓰는 이유는 우선 열을 내리고 보자는 것인데, 해열제를 써서 병자체의 경과가 불투명해져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 가정에서 흔히 사용 할 수 있는 해열제로는 타이레놀시럽과 부르펜시럽이 있는데 효과는 비슷하고 신생아의 경우에는 좌약제를 사용하셔도 됩니다. 그러나 먼저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해요.
- 수분섭취를 충분히 하게 하고 옷을 가볍게 입히며 얇은 이불을 덮어주세요.
- 약간 미지근한 물을 수건이나 스폰지 묻혀 아기의 몸을 가볍게 닦아준 후 물이 증발하며 열을 뺏어 갈 수 있도록 그대로 놓아둡니다. 10~20분 이면 열이 떨어질 거예요.
그러나 다음의 것은 매우 위험하므로 해서는 안됩니다.
- 합병증으로 치명적인 라이증후군이 올 수 있으므로 영유아 해열제로 아스피린은 쓰지 말아야 해요.
- 금식은 매우 위험하므로 절대로 해서는 안됩니다.
- 알코올이나 찬물로 몸을 닦는 것은 위험합니다. 피부온도는 떨어지는 것 같으나 혈관을 수축시켜 열발산을 더욱 못하게 하므로 매우 위험하고 아기에게 지나친 고통을 줍니다.
- 1개월 미만의 아기가 38도 이상의 열이 있다면 반드시 입원하여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가정에서의 처치만으로는 부적절하고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어요.
열성경련
체온이 갑자기 상승하면 의식을 잃고 온몸이 뻤뻣해지거나 심하게 떠는 전신경련을 일으킵니다. 6개월에서 5세 사이에 흔하고, 발작은 수분정도 지속되고 5분 이상 지속되는 일은 드물어요. 열성경련은 부모를 매우 당황하게 하나 아이의 성장과 건강에 별다른 영향은 주지 않습니다. 발작 당시의 조치로는 옷을 풀어해쳐 주어 호흡곤란이 없도록 해주며, 외상을 받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기도로 음식물이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열을 떨어뜨립니다. 항경련제 사용은 불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