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첫날밤 보내기
임신과 출산은 생명을 키우고 세상 밖으로 내보내는 숭고하고 아름다운 과정이지만, 그동안 금욕생활을 해야 하는 남편에게는 일종의 스트레스가 될 수 있어요. 생명이 잉태된 후, 아내는 여자라기보다 아기를 품고 있는 엄마의 몸이 되기 때문이죠. 물론 임신중에도 부부관계가 가능하지만 왠지 뱃속 아기에게 부담을 줄 것 같아 대부분 적극적인 행동은 자제하게 됩니다.
그런 남편에게 아내의 출산은 제2의 부부생활을 시작하는 신호탄. 신혼 첫날 만족스러운 결합을 하지 못하면 그 뒤의 밤이 공포스럽게 다가오듯, 출산후 처음하는 부부관계가 서로에게 불쾌하게 느껴진다면 그 이후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하므로 아내의 몸과 마음, 그리고 남편의 몸과 마음이 충분히 안정된 뒤 출산 전보다 훨씬 배려 깊은 정서로 부부관계에 임해야 해요.
출산 후 부부관계, 언제부터 할 수 있나?
그렇다면 출산 후 언제쯤부터 부부관계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정상적인 출산을 한 경우에는 의학적으로 14~20일 정도 이후면 다시 부부관계를 해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은 막상 의사의 OK사인을 받아도, 회음 절개 부위에 미세한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혹시 새로운 상처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므로 이런 경우를 감안했을 때 신체적, 심리적인 부부관계를 시작하기에 적당한 때는 보통 산후 6주 정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생식기관의 세세한 부분, 즉 질벽의 주름이나 질의 크기가 임신전 상태로 되돌아온다든가 분비물이 정상적으로 분비되기까지는 3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6주 정도면 산모의 몸이 임신전 상태로 회복되기에 적당한 시간이라고 보아집니다.
그러나 난산으로 회음 절개 감염이나 혈종이 있었을 경우, 6주 후에도 통증이 생길 수 있고, 때에 따라 분만 후 월경이 없는 상태에서 호르몬 분비가 적어 불쾌감을 느끼기도 해요. 즉 부부관계는 꼭 어느 시기부터라고 정해졌다기보다 몸이 회복되는 데 드는 시간이 개인에 따라 다른 것을 감안하여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다만 오로가 그치지 않고 질이나 자궁이 완전히 아물지 않은 출산 2주 전에 관계를 맺으면 세균에 감염되거나 자궁수축이 제대로 안 돼 출혈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