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중남미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는 주로 이집트숲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이집트숲모기가 발견된 적은 없고, 비슷한 종류의 흰줄숲모기는 서식하고 있지만 국내에 서식하는 모기 중에 극히 일부분(2~3%)에 불과하고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모기가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으므로 관계기관에서는 국내에서 중남미에서와 같이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메르스나 에볼라 바이러스와는 달리 사람 간 접촉으로 전염되지 않으며 대부분 감염된 모기를 통해 전파된다고 알려 졌으나 얼마 전 성접촉만으로 바이러스가 옮겨진 사례가 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감염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온 사람은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콘돔을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개 다섯명 중 한명 만이 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증상이 있더라도 감기와 비슷해 정확히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개 두통이 생기고 약간의 열이 생기며, 피부발진이나 관절통, 눈이 충혈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감염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감염자의 이런 경미한 증상에도 불구하고 현재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카 바이러스 국제 공중보건 위기상황을 선포했다. 국제 공중보건 위기상황까지 선포한 것은 아직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데다 중남미를 중심으로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환자 발생과의 관련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명확하게 지카 바이러스와 신생아 소두증의 관련성이 입증되진 않았으나 임신후 3개월 동안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에게서 난 아기의 경우 소두증의 위험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몇 배로 더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임상적으로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태아의 소두증 위험이 평상시보다 훨씬 더 높아진다고 볼 수 있으므로 임신부의 경우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총 6건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사례를 추가로 접수해 검사했지만 현재까지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뉴스에서 많이 다루고 있다고 해서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지나친 공포에 빠질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들어 우리나라 국민이 많이 방문하는 동남아시아에서도 감염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만큼 계속해서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
임신부의 경우 중남미나 동남아 등 지카 바이러스 위험국가로 여행계획이 있다면 가급적 출산 이후로 연기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불가피하게 연기할 수 없는 경우에는 여행전 먼저 의료진과 상담을 받고, 여행을 다녀온 경우에는 귀국 후 2주 동안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의심증상이 나타나는지 관찰해야 한다. 감염지역을 여행하고 온 사람의 경우 증상이 없더라도 한달동안은 헌혈을 하지 말고 혹시라도 몸에 이상증상이 있으면 즉시 보건당국에 연락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