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아기가 태어나고 100일이나 돌잔치, 그리고 이후 생일이면 가족 친지간 선물로 현금이나 금반지를 많이 주고 받았고 금이나 예금을 재테크로 주로 활용했습니다만 최근에는 어릴 때부터 아기의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어 주식이나 펀드를 통한 증여를 많이 선택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과거에는 현금을 주로 사용해서 부모가 자식들에게 도움을 주더라도 사회통념상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요즘은 기술의 발달로 모든 거래가 투명하게 기록으로 남기때문에 과거와 같은 방법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추후 자금의 출처소명 문제나 각종 세금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저금리인 상황에서는 은행 예금을 통해서는 인플레이션을 뛰어넘는 수익을 얻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에 주식이나 다른 대안을 통해 아기에게 증여를 해주고 싶어하는 부모님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얼마전 미국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애크먼은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는 불평등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 재원으로 인덱스펀드를 만들어 앞으로 태어나는 모든 미국의 아기들에게 1인당 6,750달러(약 800만원) 계정을 부여하되 향후 65세가 넘어 은퇴한 뒤에만 찾을 수 있게 하자는 재밌는 제안을 했습니다. 과거 미국 주식 수익률을 약 8%로 가정하고 계산해 보면 65세에 은퇴한 아이들이 약 1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쥐게 될 것입니다. 정부가 1인당 지원하는 금액이 6,000달러나 6,500달러 아니면 7,000달러가 아닌 이유는 100만 달러를 미리 정해 놓고 거꾸로 계산했기 때문입니다. 100만 달러 라는 금액의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빌 애크먼은 65년간 복리 8%로 100만 달러를 만들기 위해서 시작금액이 얼마가 필요한지를 간단한 계산으로 구한 것입니다.
65년간 강제로 찾지 못하게 규제를 한다면 이 가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결국 복리 8%입니다. 과거 역사적 미국 S&P500 인덱스의 수익률이 대략 8% 내외였으니 그리 비현실적인 가정도 아닙니다. 같은 8% 복리를 가정해서 우리나라에서 태어나는 아기들이 65세에 은퇴할 때 10억(1%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현재가치로 대략 5억3천정도, 2%면 2억 8천)을 손에 쥐기 위해서는 시작할 때 672만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지금 672만원을 아기의 주식계좌에 비과세로 증여하고 65년동안 복리로 8% 수익률을 올릴 수만 있다면 미래에 10억을 만들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물론 과거 미국의 인덱스가 8%로 성장했지만 미래에도 그렇게 성장한다는 보장도 없고 미국과 우리나라 인덱스펀드의 수익률도 다르기 때문에 8% 복리 수익률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합니다. 또 주식투자는 은행예금과 달리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있음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이렇게 개인에게 맡기지 말고 태어나는 아기들 모두에게 빌 애크먼의 제안처럼 국가에서 672만원을 준다면 우리나라에서 한해에 30만명 정도밖에 태어나지 않으니 1년에 약 2조원이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세법상 자녀 증여시 10년 합산하여 성인인 자녀에게는 5천만원, 미성년인 자녀에게는 2천만원을 한도로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이제 태어난지 얼만 안된 아기는 미성년이므로 비과세 한도는 2천만원이 됩니다. 한번 증여를 하고나면 10년 뒤에 다시 비과세 한도가 발생하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을 한 번이라도 더 보려고 가급적 아기가 태어나고 얼마 안된 때부터 비과세 증여를 챙기는 부모들이 많아졌습니다. 이 때 고려할 점은 단순히 아기 이름으로 만든 계좌에 2천만원 미만의 돈을 입금만 하면 비과세이기 때문에 따로 증여세 신고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반드시 증여세 신고와 같은 객관적인 절차를 통해 확실한 증여시점을 만들어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향후 계좌에 수익이 나서 금액이 2천만원 이상이 되더라도 증가된 수익금에 대해 향후 출금시 추가로 증여세를 내실 필요가 없게 됩니다. 작은 금액이라도 아기를 위해 선물로 남겨 둘때는 위와 같은 비과세혜택도 고려하시고 미래의 아기를 위해 수익을 올릴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부부가 함께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